The Yellow Memory / 박지수
oil on canvas,  97x193.9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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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설명
“어떤 사람은 커다란 꿈을 품고 살아가, 그 꿈을 잃어버린다. 어떤 사람은 꿈 없이 살다가, 역시 그 꿈을 잃어버린다.”
 (불안의 서, 페르난두 페소아)
 
 보편적인 일상에서 포착되는 버려지고 소외된 자연이 생존하는 다양한 모습을 통해 상실된 존재의 가치, 정체성에 대한 사유를 풍경으로 담아낸다.
 나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뛰어든 사회적 집단과 그 속에서 주어지는 역할과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 집단 구성원으로서의 개인, 저출산과 결혼 기피라는 시대 분위기 속 여성이라는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한 갈등과 여전히 고르게 분배되지 않는 사회적 성역할 등을 겪는 90년대 생으로 정의된다. 지난 시대로부터 고정되어 흘러들어온 보편화 된 가치의 중심에서 정체성의 혼란과 상실감을 느껴왔다. 빠르게 많은 양의 디지털 문화의 산물로서 감각적이고 일시적인 이미지들이 쏟아지는 현 시대를 바라보면서 일련의 사건과 현상들의 근원에 대한 진정성,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떠올리자면 형언할 수 없는 허기를 감각했다.
 자연은 나의 유년기를 지배하는 날 것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욕구와 욕망이 부재되어 순수한 어린 아이의 시선을 보존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경험하는 자아 정체성의 혼란, 나아가 사회적인 사건들의 인스턴트적인 자극과 충격과 갈등들을 통해 겪는 직접적, 간접적인 상실을 통해 찾아오는 공허를 위로하고 상실에 대한 사유를 지속하게 하는 메타포이다. 
소멸과 생성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재생(再生)을 순환하는 자연과 인간의 삶을 유기적으로 이해한다. 한 공간 안에서도 가장자리에 고립되고, 흔들리며, 홀로 된 채 생존하는 자연의 모습을 포착하여 생에 대한 의지가 주를 이루는 풍경을 구현한다. 이러한 소외된 자연을 다시금 구성하여 재현하는 풍경은 ‘있는 그대로’ 통찰하는 시선들이 담겨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수 많은 이야기들이 침전하고 고요만이 남아있는 장소이다. 화면에는 흐르는 현재의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생멸을 반복하는 자연의 실존만을 아날로그 페인팅으로 그려낸다. 이러한 자연의 이미지는 손상되고 망각된 나의 자존적 형상을 마주하게 하고 나는 재현적 회화를 통해 흔들리는 정체성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혼란들로부터 오는 불안과 상처를 고백한다.  이미 정의되고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상실과 생성이 깃든 변화 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해가는 실존의 이미지를 재현함으로써 각자의 방식으로 영위하는 대상의 일의적인 가치를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싶다. 저마다의 소외와 경계의 순간에 느끼는 보편적인 정서를 공감하고 담을 수 있는 가능성의 장소로 자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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